대한민국에 대한 단상 - 부동산

by 폭스야기다려 posted Dec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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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대로 쓰는 글이지만 그동안 혼자 살아오면서 느낀 점을 공유하고 싶어서 씁니다.
당연히 이렇게 쓰는 이유 중 하나는 과연 제가 생각하고 있는게 맞느냐 를 검증해보고 싶기도 한 마음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번 같이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우선.... 부동산부터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부동산이 지금까지 올랐던 이유 중 하나는 전세제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공급/수요라는 시장 논리가 작동했기 때문이지만, 전세제도는 전세계에서 현재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제도라고 평가됩니다.

전세제도는 초반에는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좋은 제도였죠.
이는 전세를 살게 될 사람과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켰습니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 같은데 집은 사고싶고, 집값 만큼의 돈은 없는 사람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거죠.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사람들은 집값상승에 대한 차익을 얻을 생각으로 사게됩니다.

전세에 대한 수요는 풍부하기 때문에 너도 나도 앞다투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기 시작했고 이는 집을 사고자하는 수요를 상승시켰습니다.
물론 집 자체에 대한 공급이 떨어졌던 과거에 말이죠.
그리하여 이는 선순환 아닌 선순환으로 시작되게 됩니다.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상승하는 집값을 기준으로
전세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전세가격이 버티고 있으니 그 아래로는 집값이 떨어질리가 없다는 인식이 시작되면서 집값은 계속 상승합니다.

여기에서 우리의 부모님들 중 부동산의 상승을 지켜본 분들은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부동산 신화가 뇌리에 뿌리깊게 박히게됩니다.
그리하여 '내집마련의 꿈'이라는 말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조금 생각해 볼만한 내용은, 과연 내 집값이 오르면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지는가? 입니다.
내 집값이 올랐으니 당연한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내가 쓸수 있도록 매달 나오는 돈은 변화하지 않습니다.
집값이 올랐다는건 내가 부유하다는게 아니고 비싸게 팔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을 뿐 나에게 돈이 더 들어온게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부모님들은 집값의 상승을 거듭하면서 자식들의 결혼에 큰 금액을 아낌없이 지원하게 됩니다.
2억 5천에 샀던 집은 어느새 5억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생각하게 되죠. 
'어차피 몇년 후면 7억까지 또 오를텐데 내자식 결혼할때 전세자금하라며 1억 정도는 줘도 오히려 이익이잖아?' 
몇년 후 당연히 오르니까 +/- 를 해보면 오히려 1억 이익입니다.

그리하여 또 다른 전세수요가 창출됩니다. 자식에게 전세자금하라며 1억을 마련해 줬는데, 전세수요가되어 결국에는 선순환고리에
더 힘을 주게됐습니다. 결과적으로 7억까지 오르는데 원동력을 보태게 된겁니다.
이렇게 순환고리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사람들이 아파트의 공급이 늘어가고 전국 주택보급률은 결국 2008년 100% 를 넘어섭니다.

주택보급률.jpg
<주택보급률 캡쳐 - 출처 : 국토해양부 신 주택보급률>

예전 IMF 당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던 그때와는 다릅니다. 부족한 상태에서 IMF가 촉발됐고, 급매물이 나와 폭락했던 그때
버텼던 사람은 손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왜냐? 말그대로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시 부동산 가격은 제자리로 돌아오고, 더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위기다 뭐다 얘기가 나오는데 그것 보다는,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얻기위해 취업 3종 세트였던 것이 9종세트라는 말도 안되는 기준들로 불어갑니다. (취업문제는 다른 지면으로 얘기를 더 하고 싶네요)

쉬운 예를 들어 서울의 거의 끝에 위치한 가양을 예로 들면 간단합니다. 가양에 있는 18평형 아파트 중 하나는 2013.12.26 현재 1억 8천만원입니다.
이것도 약 2년전 2억 3천만원이라는 금액에서 무려 5천만원이나 떨어진 가격입니다.

근데 1억 8천이면 우리가 집을 살 수 있을까요? 연봉생활자 중 제 기준으로는 높은 연봉인 5000만원을 받는 사람을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냥 간단히 계산하기 위해 5000만원을 연봉 그대로 받는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말도 안되지만요.)

4년간 숨만쉬고 말그대로 살면 1억 8천짜리 집을 얻게됩니다. 정확히는 3년 8개월 인가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 부모님 용돈, 헨드폰비, 교통비, 식비, 경조사비 등등 모두 뺐을 때 얘기입니다.

집값은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는데 월급은 그만큼 오르진 않았습니다.
혼자 힘으로는 사기가 엄청 어렵게 됐다는 것인데, 지금까지는 알 수 없었던 이유는 위에 썼던 것 처럼 미래 부동산 차익에 대한 생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부모님들의 존재로 가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상황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집값은 떨어지는데 일시적이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미래 부동산 차익을 생각하고
자식에게 지원할 수 있는 전세자금은 떨어집니다. 그리곤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전세수요는 많아집니다. 근데 금액이 적어집니다. 부모님들이 기존에 지원했던 금액에서 적은 금액만 지원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집값은 떨어집니다. '사서 뭐하나 집도 남는데', '전세나 들어가지 뭐', '월급이 이게 다인데 어떻게 살 수 있겠어' 등등의 이유들이 만들어져 당연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들의 기준은 높아져 있다는 겁니다. 예전에 부모님들이 해주셨던 것들에 대한 들려오던 풍월들은 당연한듯 인식되어 '그정도 아니면 안되지' 라는 생각이 지배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니까 '난 그렇게는 안되는데.. 우리집이나 나나 참 주위사람만큼도 살지 못하는구나'라는 패배의식들.
그렇게 결혼은 먼나라 이야기가 됩니다.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져 사람들은 더 비참해지게 되구요.

더 슬픈얘기는 여기서 접겠습니다. 제 생각이 들어있는 글을 보고 답해주시는 반응들을 보고 더 쓸까 아님 저의 생각 자체를 폐기할까를 결정하고자 합니다.

글은 원래 길게도, 글자체도 잘 못쓰는데 생각들을 적어가니까 꽤 길어졌네요. 긴글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디플레이션 시대: http://www.ourbans.com/xe/index.php?mid=freeboard&document_srl=8917